영남지역으로 출장을 갔다. 원래 자고 갈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 부산을 찍고 대구역으로 갔는데, 엄청 추운데 배까지 고픈거에요. 춥고 배고프고, 핸펀 밧데리는 방전 직전이고. 일단 아무 식당엘 가서.
요렇게 민폐를 끼치면서 대충 해물뚝배기인가를 시켜먹었지요. 먹을 거 가리는 게 없는 내가 맛없다고 느낄 정도니 정말 맛이 없는 거야 그 식당은. 밥을 먹고 식당을 나왔는데, 모텔로 들어가기는 이른 시간이고 마침 만화방이 보이길래 들어가보니, 노숙자와 집에서 자는 사람의 중간 정도로 차려입은 사람들이 일부는 소파에 앉아 곯아 떨어진 채로, 일부는 시즈모드... 가 아니고 담배 뻑뻑 피워대거나 짜장면을 먹거나 하고 있는 그런 분위기였던 거지. 이런 만화방이 아직도 있구나. 늦게 나오기로 유명한 베르세르크랑 간츠 중 네 권이 새로운 것이었으니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만화를 등한시 해왔는지도 알겠더라고. 그나저나 간츠는 진짜 어디로 가려고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니. 나야 좋은데...
대충 시간 때우고 나왔는데 대구라도 칼바람이 엄청 추워. 그래서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가장 가까운 여관으로 쑥 하고 들어갔는데.
여관이 복고풍이야. 숙박비 이만오천 원. 난방은 전기장판, 화장실에 욕조도 없고 바가지가 덩그러니, 냉장고엔 삼다수랑 스파클이 들어있는데 브랜드가 통일이 왜 안되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역시나 어디서 굴러먹던 생수통에 물을 다시 담아 넣은 거더라고. 야 오늘 식당부터 해가지고 복고 돋네. 사진 보면 보일라나 모르겠는데, 배고파서 사발면에 뜨거운 물 붓고 기다리는 중이에요. 술도 안마셨는데 아침에 오줌을 누니 색이 노랗더라고 아주. 굿바이 대구.
방금 집에 오니 장인어르신이 마님한테 문자를 보내셨는데 그걸 나한테 전송했어요.
아아... 장인어른이 우리 마님 많이 보고싶으신 건 알겠는데, 그렇게 참으실 필요는 없는데요. ㅠ_ㅠ 그리고 저는 마님 괴롭히고 그러지 않는데. 게다가 시집살이 시킬 시부모도 안계시고... 처가에 자주 가라 그러는 착한 사위에요;;; 엉엉. 나도 되게 낯가리는데, 우리 장인어른도 만만치 않은 것 같아. 내가 언제 한 번 약주 같이 하시죠 하면 항상 약속있다 하시고. 결혼 후에 장인 어른하고 대작을 한 적이 없어요. 아니 낯을 가리시는 게 아니고 그냥 내가 미우신 거 아닐까. 아니겠지. 아닐꺼야. 내가 아는 우리 장인어르신은 정말 순수하신 분입니다. 그저 샤이하신 거겠지.
덧글
김감자 2012/02/09 22:45 # 답글
브라님과 사랑에 빠질까봐 피하시는 겁니다 ㅇㅇ
브라이언 2012/02/13 23:06 #
으음 그거 몇 번 생각해 봤어요.정말일까.
살쾡 2012/02/10 19:06 # 답글
라면은 한개만 먹읍시다.세끼 꼬박꼬박 다 챙겨 먹으면서 살찐다는건
설마 라면 두개씩 세끼라는건 아니겠졍...
브라이언 2012/02/13 23:06 #
엥?한 개를 어디에 붙여요;;;;
노코멘트 2012/02/24 22:05 # 삭제 답글
미아내여.. 난 손주 보구싶으시단 이야긴줄 알았어요.. 난 썩었어ㅜㅜ
브라이언 2012/02/26 12:05 #
하하... 아직은 그런 말씀 잘 안하시네요.감사하죠.